참빛사랑
2014. 2. 16. 22:59

천사의 나팔 /애광 김현호
다투라는 하늘을 향해 나팔을 불고
브루그만시아는 땅을 향해
봄부터 가을까지
소리도 없이 나팔을 분다
우리집 브루그만시아는 시절도 없이
겨우내 한 두 송이씩 피고 지니
너의 향취로 내안이 향기롭구나
붉은 태양 서산을 넘고
저마다의 역사가 이뤄지는 밤이 오면
더욱 진한 향기로 나팔을 부는 너는
군내 나는 이땅 감싸 안는
어여쁜 여인
소리없는 나팔로 온 세상을
향기로 채우는 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