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계/애광 김현호
세월의 흔적으로
누렇게 변한 지면
검은 깨알 같은 활자 속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는
그 시절의 면면에서
오늘과 내일을 본다
우주와 함께 도는
역사의 수레바퀴는
쳇바퀴처럼
물레방아처럼
제자리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돌고 돌아
내일을 향해 미래를 향해
자국을 남기며 나아간다
장준하 선생이 발행하고
김지하의 담시(譚詩) 오적으로 폐간된
사상계
그 빛바랜 낡은 잡지를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것은
오래전 어느 한때
고물상을 했던 동생 덕분이다
과거 없는 현재가 어디 있으며
현재 없는 미래가 어디 있으랴
시대의 통속(通俗)과 사상
오래된 잡지 속에 배어 있는
온고지신의 지혜를 위하여
사십 년도 넘은
낡은 책장을 넘긴다
*사상계 : 1953년 장준하 선생이 발행한 종합교양 월간지. 1970년 김지하의 담시 오적의 필화사건으로 폐간되었다가
최근 장준하 선생의 장남 장호권씨에 의해 내년 6월 정식 복간 될 예정이다.
*오적(五賊) : 1970년 5월 사상계를 통해 담시(譚詩)라는 독창적인 이름으로 발표한 김지하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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