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릉숲에서 /애광 김현호
신라의 밤이 지나고
미명에 찾아온 이곳
아달라왕 신덕왕 경명왕
늘 푸른 송림에 안겨
삼릉에 나란히 잠들어 있고
수백 년
풍상우로(風霜雨露)에
맡겨 자란 나이테를 감싸고
세월의 더께로 철갑을 두른 소나무
곧게 자란 나무보다 더 아름다운
저 굽은 나무를 보라
곧은 나무 굽은 나무 어우러져
아름다운 숲을 보라
안개 꼈다 걷히면
푸른 기상이 부활하고
나무 사이 비집고
태초의 빛이 내리면
황홀한 광휘가 연출하는
천년 세월
몽환(夢幻)의 세계가
펼쳐지나니.
*삼릉숲 : 아달라왕(阿達羅王) 新羅 8 대왕 재위 154-184, 신덕왕(神德王) 新羅 53 대왕 재위 912-917, 경명왕(景明王) 新羅 54 대왕 재위 917-924 경주 남산에 나란히 있는 왕릉으로
소나무숲이 아름다워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