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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덤벙이

참빛사랑 2015. 2. 17. 11:54

 

 

보성덤벙이 / 애광 김현호

 

투박한 듯 매시라운 손길

가마 속 불꽃같은 열정으로

끊겼던 도자의 맥

다시 이었네

 

점토로 빚어

화장토(化粧土)로 화장하고

보성요 불꽃에 안겨

뜨겁게 뜨겁게 사랑해야만

덤벙이 다완(茶盌)으로

덤벙이 다관(茶罐)으로

거듭나는가?

 

삼전의 예혼이 오롯이 서려 있고

덤벙 빠져들고 푼 보배로운 성

보성의 하늘과 바람과 차향이

고스란히 스며있는 덤벙이

보성덤벙이

 

가없는 사랑

가득 담아 마시랴

세상사 끈끈한 정

듬뿍 담아 들이키랴

가슴 속에 헤살거리는

시어를 담아 음미하랴

신의 선물 차를 우려

미쁜 가슴 적시랴.

 

 

*매시라운 : 손끝이 야무지고 하는 일이 깔끔함을 뜻하는 전라도 방언.

*화장토(化粧土) : 도자기의 표면에 칠하는 백색의 흙물을 말한다.

*삼전(三田) : 도예가 송기진의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