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참빛사랑 2017. 4. 19. 09:42




          애광 김현호




한 친구가 

지구별 여행을 중단하고 떠났다

따로따로 만나면 구별하기 쉽지 않은 

쌍둥이 빌딩 같이 똑 닮은 친구 중 하나


그 빌딩 하나가 

내 가슴 속으로 무너져 내렸다


평생을 어부로 살았던 그 친구 

투박한 손에서 전해지는 따듯한 체온 

이제는 다시 느낄 수 없다


술이 거나한 날 어쩌다 마주치면

내 손 붙잡고 늘 미안하다고 말하던

내게 미안해할 일 하나 없는

과묵한 그 친구  


이제 와 생각하니 내가 미안하구나

더 살갑게 더 가까이 대하지 못한 

내가 미안하구나


내 즐기지 않는 술이지만

같이 한잔하면서

빈말이라도 주고받으며 

껄껄 웃을 걸 



친구 

이제 갓 이순인데.



2017.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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