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삶다

참빛사랑 2017. 7. 23. 00:55

삶다 /애광 김현호

 


홀랑 벗겨진

허연 속살에서

삼삼한 내음 피어오른다

 

삶아야 벗겨지는 삼

삼 옷 벗겨 사람 옷 입히던 시절가고

삼베바지 방귀처럼 옛것

잘도 빠져나간다

 

삼이 삶이고 삶이 삼인

마광선생 밤새 삶은 것은

삼이 아니라 삶이었다

삼지처럼 질기디질긴.

 

 

(2017. 7. 19. 보성군 복내면 유정마을에서 삼과 삶을 만나다.) 

*마광(麻狂) : 전통 삼베의 맥을 이어가는 보성삼베랑 대표 이찬식 님의 호.

한지보다 훨씬 질긴 삼지를 직접 개발하여 호평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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