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다 /애광 김현호
홀랑 벗겨진
허연 속살에서
삼삼한 내음 피어오른다
삶아야 벗겨지는 삼
삼 옷 벗겨 사람 옷 입히던 시절가고
삼베바지 방귀처럼 옛것
잘도 빠져나간다
삼이 삶이고 삶이 삼인
마광선생 밤새 삶은 것은
삼이 아니라 삶이었다
삼지처럼 질기디질긴.
(2017. 7. 19. 보성군 복내면 유정마을에서 삼과 삶을 만나다.)
*마광(麻狂) : 전통 삼베의 맥을 이어가는 보성삼베랑 대표 이찬식 님의 호.
한지보다 훨씬 질긴 삼지를 직접 개발하여 호평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