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여름의 길목에서 / 애광 김현호
오곡백과 무르익는
들녘은 정녕 가을인데
뜨거운 땡볕은
여름보다 더 여름 같습니다
피서객을 따라
떠난 줄만 알았는데
미련처럼 남아
가을 속의 정열로 타고 있습니다
떠난 줄만 알았는데
미련처럼 남아
가을 속의 정열로 타고 있습니다
노랗게 물든
벚나무 이파리
하나 둘 떨어지고
코스모스 가는허리
소슬바람에 살랑거리는데
벚나무 이파리
하나 둘 떨어지고
코스모스 가는허리
소슬바람에 살랑거리는데
아직도 식지 않은
아스팔트 포도를 따라
가을과 여름이
손을 꼭잡고 걸어가고 있습니다
아스팔트 포도를 따라
가을과 여름이
손을 꼭잡고 걸어가고 있습니다
하릴없이
하 수상한 세월 이야기를 나누며
멀어져가는 가여름의 뒷모습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하 수상한 세월 이야기를 나누며
멀어져가는 가여름의 뒷모습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가여름이 떠나고
서릿발 으스스한 가을
얼어붙은 겨울이 온다해도
서릿발 으스스한 가을
얼어붙은 겨울이 온다해도
계절이 지나는 길목을 따라
따뜻한 봄이 올 것입니다
봄꽃 향기로 벅찬
행복한 계절이 다시 올 것입니다
200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