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를 마시는 것은 / 애광 김현호
다관에 차를 우려
순백의 잔에 따르면
에메랄드빛으로 출렁이는
바다가 잔에 담긴다
찻잔에
입맞추기도 전에 이미
푸른 향기 넘실대는 생기로
가슴속에 들어와
나의 온몸을 돌고 있다
녹차를 마시는 것은
잔 속에 바다를 담아
마시는 것이다
녹차를 마시는 것은
잔 속에 하늘을 담아
마시는 것이다
옹졸한 마음조차
드넓은 바다로
좁쌀 같은 마음마저
드넓은 하늘로 채워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듬을 수 있는
넉넉한 포용의 향기로
늘 푸르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