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낙조 / 애광 김현호
마음 동한 날
갈대숲에 왔다가 덤으로
개펄 위의 짱뚱어
옆걸음 쟁이 칠게와
새들의 비상을 본다
은빛 갈대 머리 서걱이며
황혼의 노래 부르기 전에
서둘러 용산전망대에 오르면
순하디순한 하늘
들불처럼 타올라
황홀한 그림이 된다
S라인 물길마저 곱게 물들이는
저 태양의 뒤태
오르지 않으면 볼 수 없고
올랐다 해서 다 볼 수 없는
한 폭 천상의 그림
어둠에 묻혀
흔적없이 사라진다 해도
오래오래 내 가슴에 활활
타오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