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도강에 묻힌 소리

참빛사랑 2017. 1. 10. 01:48


도강에 묻힌 소리/애광 김현호


바람이 분다
인당수엔 더한 풍랑 휘돌았겠지
치맛자락처럼 펄럭이는 만장
흐느낌 여기저기
바람결에 날린다


대숲이 운다


북바위 두드리며
소리 공부하던 이곳
사재 털어 집 짓고
오래오래 사시나 했더니
느닷없이 별이 되어
판소리 거룩한 땅
도강에 안기셨다


「송나라 원풍 말년에 황주 도화동 사는 봉사 한 사람이 사는디
성은 심가요 이름은 학규라 누대 명문거족으로 명성이 자자 터니...」


걸쭉한 아니리에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휘모리 진양조로 이어지고
장단마다 희로애락 질펀히 묻어나는 심청가
청이 효심 절절히 흐르는데


성으로 육성으론 다시 들을 수 없는
창을 남기고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곳
순리 따라 흙으로 가시다


명창은 가셨지만
창은 남아 강산에 흐르리 흐르리.




*도강 : 전남 보성군 회천면 소리 성지 마을로 송계 정응민 선생의 생가가 있다.
*성창순(1934∼2017. 1. 5.) 광주출생. 정응민, 박녹주, 김소희 등에게 사사하였으며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예능 보유자로 1977년 심청가를 완창한 이래 춘향가 흥보가 등도
수차례 완창해 내며 타계 전까지 왕성한 활동을 한 진정한 소리꾼이요, 마음이 따뜻한 분이었다.
소리 공부를 했던 도강마을에 수년 전, 판소리 예술관을 짓고 판소리 전수와 후학 양성에 매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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