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그리운 독도

참빛사랑 2018. 6. 24. 20:58





그리운 독도

 

김현호

 

 

용산행 KTX

 

2239분 광주송정역에서 용산행 KTX를 탔다.

한국해양재단이 주최, 해양수산부 후원으로 독도를 탐방 촬영하는 행사에 참여키 위해 상경하는 길이다. 14일 아침 서울역에 집결해야 해서 KTX 막차를 탄 것이다. 참여한 사진작가들이 촬영한 사진으로 사진집을 발간하고 독도 홍보용으로 사용하게 된다.


613 지방선거일이라 열차 안에서도 개표결과에 관심을 두는 이들이 많았다.

출구조사 결과 파란 물결을 예상했지만, 실제 개표상황을 지켜보며 자신이 찍은 답이 맞았는지 환호와 실망을 번갈아 하며 TV를 지켜보는 사이 0시 조금 넘어 용산역에 도착했다. 위수환 임성동 작가와 함께 역 주변의 모텔에 들었다.

자는 둥 마는 둥 날이 밝았다. 창밖에 비가 내린다. 서둘러 택시를 잡아타고 서울역에 내렸다.

 

 

서울역 14번 출구

 

서울역 14번 출구 주변에서 아침 식사로 순대국밥을 먹었다. 도로변엔 두 대의 관광버스가 주차되어 있었다.

1호 차엔 프로 사진협회 초대 추천 작가 중에 선발된 20여 명이 탑승했다.

2호 차엔 사진작가협회 회원 중에 선발된 작가들이 탑승했다.

8시쯤 우리 독도 탐방단 일행을 태운 버스는 강릉을 향해 출발했다.

서울 시내를 빠져 동서울로 나오는 동안은 자동차가 밀려 서행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의 땅 강원도

 

두물머리 양평을 지나 횡성을 지나고 지난해 동계 올림픽이 개최되었던 평창을 지난다.

공개 처형당했다던 현송월이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으로 부활했던 평창, 생소한 컬링 경기에서 "영미 영미 영미 가야돼"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냈던 평창올림픽이 열렸던 지역을 지나니 감회가 새롭다.

대관령을 넘어 강릉에 도착했다. 한정식으로 점심을 먹고 강릉통일 공원을 둘러 보았다. 전시된 916 함정에 올랐다. 쉼 없이 밀려와 갯바위에 부딪혀 산산이 부서지는 파도의 함성을 듣는다. 하늘과 수면의 경계가 선명하게 대비된 수평선을 바라보니 가슴이 확 트인다.

 




정동진

 

 

서울 광화문에서 정 동쪽이라는 정동진 조형물 앞에서 우리 일행은 인증사진을 남겼다. 열차로 꾸며진 정동진 박물관에 시간이 머문다. 해변으로 나가 바다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파도는 어깨동무하고 쉼없이 해변의 모래사장으로 달려들었다. 삼각대를 세우고 촬영에 열중하고 있을 때 밀려든 바닷물이 신발 속으로 스며들어왔다. 정동진에서 파도를 신발 속에 담았다.




 

 

묵호등대

 

 

동해해양경찰서 부두에 정박해 있는 5001 독도 경비함에 올랐다. 해양주권 수호와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우리 동해를 지키는 함정 중의 하나다.

경비함정 견학을 마치고 묵호등대로 향했다. 바람의 언덕에 서 있는 등대에 오르면 논골담길 마을과 동해가 한눈에 든다. 골목을 따라 내려오면 담벽에 그려진 예스러운 벽화가 시선을 끈다.

묵호등대 관람을 끝으로 첫날 일정을 마감하고 호텔에 도착했다. 사골 해장국으로 저녁 식사를 하고 독도 특강을 들었다.




 

 

 

독도는 우리 땅

 

 

신라의 문헌(삼국사기 권4)에도 조선조의 문헌(1454년 세종실록지리지)에도 독도는 우리 땅이라 기록되어 있다. 일본 메이지 정부도 1887년 울릉도와 독도는 일본과 관계없음을 인정했다.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대한민국 영토다. 독도는 아름다운 우리 땅이다. 그 독도에 가게 된다니 생각만으로도 감동이었다. 내일 독도에 들어갈 생각에 부푼 가슴을 안고 호텔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새벽 일출 전에 카메라와 삼각대를 챙겨 들고 구름다리 건너에 있는 망상해수욕장에 나갔다. 어스름 속에 모래밭이 길게 누워 있었다. 동해의 파도가 쉼 없이 밀려와 발자국 난 모래밭을 곱게 쓰다듬고 있었다. 하늘엔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고 해 오르는 동쪽을 분간할 수 없었다.

파도가 밀려오는 쪽이 동쪽이려니 그쪽을 향해 셔터를 눌렀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쪽은 남쪽이었다.

 

 

울릉도행 여객선

 

2일 차 일찍 아침 식사를 마치고 호텔을 나서 묵호항에 도착했다. 승선표를 받아 들고 울릉도행 씨스타 3 여객선에 올랐다. 여객선은 정시에 출항했다. 날씨는 맑았고 파고는 그리 높지 않은 듯했다. 그렇게 얼마를 갔을까? 종종 여객선이 심하게 울렁거렸다.

그때마다 오우 하는 탄성이 배 안에 가득했다. 그렇게 또 얼마쯤 더 갔을 때였다. "본 여객선은 기상 관계로 묵호항으로 회항합니다." 선내방송이 들렸다. 선내는 일시에 아쉬운 탄식으로 가득했다. 자연이 막는 걸 어찌하겠는가? 우리 일행은 울릉도 독도행을 포기하고 동해안의 풍광을 죽 돌아보기로 했다.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묵호항에 미련을 남겨둔 체 바다부채길로 향했다. 2016년 일반에 공개된 바다부채길은 2300만 년 전 지각변동을 관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이다.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바다부채길은 천연기념물 제437호로 지정된 곳이다. 정동진 썬크루즈 선착장에서 심곡항 사이 2.86km의 해안 탐방로에서 동해의 푸른 파도와 기암괴석을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탐방로를 따라 수많은 관광객이 지나며 탄성을 질렀다. 쉼 없이 밀려와 바위의 뺨을 사정없이 때리는 파도의 역동적인 활기가 이토록 아름다운 해안과 기암괴석을 만들었구나.

 




 

동해안의 비경을 담다

 

3일 차 양양 휴휴암을 보고 속초 아바이 마을과 동명항의 영금정을 지나 외옹치바다향기로를 걸었다. 저 끝없이 그어진 동해의 수평선 너머에 울릉도와 독도가 있을 것이다. 동해안 곳곳을 돌아보면서도 가려다 가지 못한 독도가 못내 그리웠다.

울릉도에 들어가지 못한 까닭에 같은 호텔에서 사흘을 묵었다. 4일 차 아침 동해에서 출발한 버스는 세 시간쯤 후에 서울역에 도착했다.

그리운 독도 대신 동해안의 비경을 카메라에 담고 눈에 담고 가슴에 품었던 탐방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