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장가계 왈 왈~

참빛사랑 2018. 7. 9. 19:39



장가계 왈왈
(회천무술회 회갑기념 중국문화 탐방)


김현호




유월의 마지막 밤, 제 7호 태풍 쁘라삐룬에 앞서 보성에 폭우가 허벌나게 쏟아졌다. 황금 개띠해 회갑을 맞은 회천무술회 회원부부 일행의 장가계 여행을 앞두고 있던 차였다. 

회천의 강우량이 군내 최고를 기록했다. 모원의 저수지 제방이 유실되어 농경지가 침수되고 만수동 도로가 산사태 토사로 막혔다.

개천 가득 넘실대는 황톳물에 우리집도 침수 직전까지 갔었다. 하마터면 수재민 될뻔^^

뉴스를 본 친인척과 지인들의 안부전화가 줄을 이었다.
무섭게 넘치던 강물은 바다로 가고 비가 소강상태일 무렵 문자가 도착했다. 

"회천무술회 회갑기념 여행 예정대로 진행합니다."
더 이상 피해가 없기를...

7월 3일 7시, 회천무술회원 부부 26명이 다비치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올랐다. 흐린 하늘 이었지만 비는 내리지 않았다. 김해공항에 도착했을 땐 가는 비가 내렸다. 공항엔 비행기를 타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전광판엔 일본 쪽으로 가는 항공편이 줄줄이 결항으로 표시되고 있었다. 

항공기 여러대가 착륙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우리가 탈 동방항공 MU5044편은 공항 주변을 오래 선회하다 가까스로 착륙했다. 다시 이륙할 수 있을 지 수속을 마치고 탑승하기 까지 마음을 조렸다.
예정시간 보다 한 시간 쯤 지난 1시42분에야 이륙에 성공했다. 

1시간40분 비행끝에 우리 일행은 상하이 푸동공항에 도착했다. 푸동공항은 인천공항 세 배 크기라고 했다. 상하이는 2,200만 명이 사는 도시로 서울 면적의 11배에 달한다고 한다.
127층 상하이 타워가 바라다 보이는 외탄거리관광을 하고 MU5375 항공편으로 2시간 반 비행 후 장가계에 도착했다. 화천성호텔에서 중국여행 첫밤을 묵었다.



둘째 날, 아침 무릉도원 내 최고 비경 황룡동굴을 보았다. 오후 케이블카를 타고 천자산(1280m)에 오른다.

호남성 장량가문의 세계, 장가계는 토가족과 묘족이 70%를 차지하고 있다.
12만 봉우리 기묘한 풍광으로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아바타 배경으로 웅장하고 신비롭다.





절경에 정신을 잃는다는 미혼대...
천문산 자드락을 무대 배경으로 출연진이 700명 이라는 천문호선쇼를 감상했다. 무더운 날씨, 모기에게 헌혈해가며 감상했던 화려하고 멋진 공연이었다.







전신 마사지를 받기 위해 가는 차안에서 였다. 한 친구의 아내가 남편이 “숨을 못 쉰다”고 소리쳤다. 순간 큰일 났구나 싶었다. 수년째 항암치료 중인 친구도 함께 한 여행인데 장가계 여행이 그 친구에게 무리였나 싶었다. 

음식을 함부로 먹을 수 없는 친구라서 주치의에게 특별히 처방한 약을 받아 왔는데 그걸 호텔에 두고 와 점심때 먹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온몸에 두드러기가 솟고 몸을 가누지 못하는 그 친구를 부축하여 삽 쇼파에 앉혀두고 가이드와 친구 아내는 택시를 잡아타고 호텔에 둔 약을 가져다 먹였다.
다른 친구들과 마사지를 마치고 나오니 상태가 호전되어 있었다.

셋째 날, 케이블카를 타고 천문산에 오른다. 비가 내린다. 비 안개가 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케이블카 안에서 언뜻언뜻 뵈는 봉우리가 신비로웠다.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게 아니다. 산안개 속에 감춰진 대자연을 심안으로 마주한다.






비옷을 입고 귀곡잔도를 걷는다. 안개에 덮여 끝이 보이지 않았다. 구름 위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는 것 처럼 천지를 분간할 수 없는 풍광이 펼쳐져 있다. 유리잔도 밑으로 내려다 보이는 깊은 골짜기 풍경이 아찔했다. 천문산 12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하산했다. 천문동 거대한 바위 구멍으로 빗물이 쏟아져 내렸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와 셔틀버스에 올랐다. 99굽이 꼬부랑길, 어젯밤 쇼 배경무대를 지나왔다.

MU5376편 결항으로 상해로 가지 못하고 장가계 화천호텔에서 하룻밤을 더 묵는다.

주가각 ‘카인과 아벨’ 드라마 촬영지, 돌로 된 오공아치형 다리 방생교 북대거리 뱃놀이 타이캉루 예술의 거리 동방명주탑(326m)전망대 상해역사관. 황포유람선 관광은 장가계 일정으로 대체한다.

넷째 날 아침 10시30분 호텔을 나서
비옷을 입고 토가궁전을 돌아 보았다. 토가족은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은 족속 같았다. 원숭이가 많이 뵈는 금평계곡을 거닐었다. 장가계 어딜 가나 중국 관광객이 절대다수를 점하고 있다.



23시10분 MU5376편으로 상하이 푸동공항으로 향했다. 기내에 낯익은 분이 있어 누굴까? 생각했다. 푸동공항 셔틀버스 안에서 혹 남구청장님 아니시냐 물었더니 그렇다며 반가와 했다. 보성출신으로 전 광주남구청장을 하셨던 분이다. 
넓은 세상 어느 곳이든 아는 사람 이렇게 만날 수 있구나. 

상하이 호텔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6시 공항으로 이동하는 길에 농산물 판매점에 잠시 들렀다. 여러 친구들이 참깨를 샀다.
어느 친구네는 부부간에 깨가 쏟아지니 참깨 살 필요가 없다 했다.

다섯째 날 아침 9시 45분 MU5043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상해는 일제강점기 임시정부가 있던 곳이다. 1시간 30분 후 우리는 무사히 김해공항에 착륙했다.

인생은 60부터
이제 우리는 첫돌백이다.
왈~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