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거울/애광 김현호
청춘을 지나 곱게 채색한 옷
훌훌 벗어 버리기 전 그때가
가장 따뜻한 겨울
가을도 겨울도 아닌
이 애매한 날들 지나면
부부싸움 끝에 돌아누운 밤 같은
겨울이 올 것이다
입동 기립
앉아 있던 가을 겨울로 서는 날
두꺼운 옷 꺼내 입고 거울 앞에 선다
지금은 가을도 겨울도 아닌
내 모습 돌아봐야 할 환절기
거울이다
「차꽃 피면 만나리」 김현호 시집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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