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라 / 참빛사랑 김현호
원하지 않았는데
나의 창에
붉은 커튼이 쳐졌다
몸이 천 냥이라면 눈이 구백 냥
그 소중함을 알게 하시려고
내게도 유행따라 선물로
주셨다
그 분께서 내게 주신 시간
혈안되어 허탄한 것 찾아 헤맸는지
나를 돌아 보게
하신다
때론 흐릿하고 눈물나고
저절로 눈물 흘리게 하심은
고귀한 눈 눈물의 의미를 알게
하심이리
영혼의 무지개는
눈물 없이는 뜨지 않는다
안질과 함께 평생을 살았던 바울은
삼천층을 보았고
요한은 천상예배
그 황홀한 장관을 눈으로 보았다
지금은
구리거울처럼 희미하지만
붉은 커튼 걷히고
마음의 창 밝아 오는 새벽이
오면
아름다운 세상
청아한 가을 하늘 다시 보리라
오묘한 주님의 세계 사랑으로 이끄시는
그 분을 바라 보리라
2007.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