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봄 마중

참빛사랑 2015. 3. 9. 14:31







봄 마중  /애광 김현호


삼월 하늘 푸른 날 

제암산에 올랐다

시린 바람 간데없고 

산마루 잔설은 녹아내려 

흙 속에 스며들고 있다

풀빛 싱그러운 봄이 돋고

찬바람에 떨던 앙상한 나목 

마른 가지에도 물이 오르는 

생기 넘치는 봄이 오고 있다


산등성이 따라 줄지어 선 철쭉은 

분홍빛 꽃물 머금고 꽃망울 터뜨릴 

5월 그날을 기다리는데 

병풍바위 향해 가는 길목에서

철쭉이 나를 불러 세웠다

흙이라곤 한 줌 없는 바위틈 비집고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철쭉 한 그루

살아있는 것은 무엇이든 누구든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아내야 한다

척박한 환경 이겨내고 끝내 꽃피울

바위틈 철쭉처럼.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매서운 겨울 지나면 봄이 오듯이

인생의 봄날도 오고 가리니

오면 오는 대로 가면 가는 대로

사계의 순리 따라 철석같은 믿음으로 우리는

인생을 살아내야 한다 

봄꽃 피어 향기롭고 새들의 노래 청아한

따뜻한 봄날 꿈만 같은 그런 날 

시나브로 다가오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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