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벙이 사랑 /애광 김현호
찻잎이 우려내는 빛깔을 보며
아우른 손으로 그대와 체온을 나눌 때
오호 잔 속에서 해가 뜨네
대보름날 달 뜨듯이
구름 속에 해 뜨듯이
천천히 나타나는 태양을 보네
우리의 만남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알수 없어도
그대와 나 본디 흙이려니
하염없이 세월이 흐른다 해도
빈티지 오래된 포도주처럼
사랑 어린 눈빛으로
정다운 그림 그려가며
고이고이 늙어 가세나
소박한 그대 매력에
어쩌다 덤벙 빠져서
두 근 반 서 근 반
첫사랑 설레는 가슴에
덤벙이를 품에 안고
기꺼운 마음으로
사랑 노래 부르네.
*덤벙이 : 우리 나라만의 독특한 분청사기 도자기법으로 400년 동안 끈겼던 맥을 찾아 도예가 송기진이 재현 하였음. http://www.boseongyo.com
조선시대 보성에서 만들어진 보성덤벙이는 임진왜란 전후에 일본으로 건너가 호조고비끼(寶城粉引)라 불리며 일본에선 국보급 최고의 찻사발로 평가받고 있다.
*기꺼운 : (기껍다) 탐탁하여 마음이 기쁘다.
*빈티지 : 포도주가 생산된 연도를 말하는데, 포도주는 생산된 후 병 속에서 계속 숙성되어 해 묵을수록 가격이 오른다.
그래서 빈티지라는 말은 `오래 되어 값진 것' 이라는 뜻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