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쭉순이를 찍다

참빛사랑 2015. 5. 4. 14:44



쭉순이를 찍다/애광 김현호


시절은 기다려주지 않아요

청춘의 계절이 다 가기 전에

우리 만나요

사이버 우체부가 배달해준

분홍봉투 꽃 편지를 받았습니다


무거운 배낭 가벼운 발걸음으로

새벽길 더듬어 쭉순이 기다리는 

산마루 향해 오르고 또 오릅니다


이마의 땀 식혀주던 바람은

보성강 발원지 선녀샘 휘돌아

정상을 향해 심술궂게 불어대더니

연분홍 치맛자락을 걷어 올렸습니다


마릴린 먼로의 포즈를 하고

쭉순이는 나를 향해 쌩끗

수줍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나는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댑니다.


 

*선녀샘 : 일림산 중턱에 있는 보성강 발원지 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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