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채운

참빛사랑 2015. 5. 19. 00:33


 

채운/애광 김현호

 

봄빛 고운 오월 하늘에

뜬금없이 채운이 떴다

도랑물도 소리 없이 흐르는

고즈넉한 가내길

 

찔레꽃 향기

오동꽃 향기 그윽하고

갓난아기 응가 애기똥풀

제 이름에 불만도 하나 없이

개불알꽃 앙증맞게 피어 있다

 

나물 캐던 아가씨 떠나갔어도

달래며 냉이는 쑥쑥 자라고

씀바귀는 노란 꽃을 피웠다

 

빨주노녹파남보

뜬구름에 스민 무지개 멀게지고

봄볕에 익어 가는 얼굴

싱아의 연한 줄기 시큼한 맛

유년의 추억에 취한다.

 

*가내 : 송재 서재필선생의 생가가 있는 보성군 문덕면에 있는 마을 이름.

*채운(彩雲) : 구름 자체에 색이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태양광의 회절에 의해 매우 선명하게 색이 붙어 보인다.

*싱아 : 마디풀과(科)의 여러해살이풀. 봄에 신맛이 나는 어린잎과 줄기는 익혀 먹거나 날것으로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