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량지/애광 김현호
연둣빛 신록 산벚꽃 벙그는
고운 봄날엔
쌍둥이 같은 반영 지수에 드리우고
물안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몽환적 풍광에 탄성이 절로 나는 곳
단풍 곱게 물드는 가을이 오면
신이 그린 명경지수
데칼코마니 작품이 있는 그곳
실상과 허상 맞닿은 수면에서
꿈결 같은 물안개 피어나면
무딘 가슴속에도 환한 꽃 피어나리라
물안개 그리운 이
분적산(芬積山)과 앵무산(鸚鵡山) 사이
화순읍 세량리 아담한 저수지
세량지에 오시라
수채화 같은 물그림자
차분히 피어오르는 물안개
황홀한 선경 임의 눈앞에
펼쳐지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