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애광 김현호
어제 보았던 삿된 것
밤새 씻어낸 눈물
눈곱으로 맺혀있다
군침 흘린 입가
분장한 듯 희미한 태죽
개기름 흐르는 낯선 가면
거울 속에서 내 모습 흉내 내고 있다
허리 굽혀 하얀 그의 가슴에
얼굴 들이민다
찰랑하게 물을 채운 그가
나를 빤히 바라본다
비누질해가며 내 얼굴
말갛게 씻긴다
거울 속의 가면도
덩달아 깨끗해졌다
붙박이 거울은
하얀 그를 보지 못한다
때론 나도
붙박이 거울처럼
너를 보지 못한다
참으로 고마운 너를
알아보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