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벽당에서 / 애광 김현호
유유자적 사촌은
오수에 용꿈 꾸고
자미탄 용소에서
멱감는 사내아이
비범한 용모에 제자 삼아 가르치니
그가 바로 송강이라네
환벽당 뜨락엔
꽃무릇 붉게 타고
늙은 배롱나무
몇 송이 꽃을 단 체
한 폭의 그림으로
무등에 걸려 있네
관동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 성산별곡
환벽당 두른 풍광
아직은 푸르른데
자미탄의 강물 따라
송강가사 흐르네.
*사촌(沙村): 김윤제(金允悌:1501∼1572)의 호. 나주 목사(羅州牧使)를 지냈으며 낙향하여 환벽당(環碧堂)을 짓고 김덕령 김성원 정철 등 후학 양성에 힘썼다.
*자미탄(紫薇灘) : 환벽당과 식영정 사이로 흐르는 강으로 창계천의 다른 이름이다.
*송강가사(松江歌辭) : 조선 선조 때의 문신이며 시인인 송강 정철(鄭澈)이 지은 가사와 시조를 모은 책. 관동별곡(關東別曲), 사미인곡(思美人曲), 속미인곡(續美人曲), 성산별곡(星山別曲), 장진주사(將進酒辭)와 단가 72수가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