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시

석보창

참빛사랑 2016. 11. 6. 00:50




석보창(石堡倉)/애광 김현호


객산이라 청포 마을 

서쪽 바닷가로 나가면 

구멍 숭숭 태곳적 바위 

눈길 잡아끌고 올록볼록 거북 등 

무늬 고운 암반 발아래 깔려있네

세월 파도 시켜 빚은

주님의 걸작이려니


형형색색 갯돌 해변

사그락사그락 한 참을 걸어가면  

깟바우 오두막 한 채

여보시오 여보시오 석보창이 어디 있소?

오두막은 대답 없고 파도가 대신하는 말

구시뱅이 쪽으로 260m 더 가시오


일러 준 대로 거기 석보창이 있는데

폐허 된 초소에 초병은 간데없고 

낡은 간판 하나 입초를 서고 있다

해풍에 글자가 필봉으로 날아가고

아직 남아 있는 자들이 

옛이야기 들려준다


왜란 때에 

선소에서 전선을 지었는데

짓고 있는 배와 식량 왜구들이 쳐들어와 

불화살로 태웠단다

당하고만 있을쏘냐

매봉산 필봉 아래 백제 때 쌓은 성, 석창석성 

불화살이 못 사를 그곳에 

석보창 만들고 식량과 무기 

보급했다 하네


천혜의 요새라도 

파수꾼 졸고 자면 

왜구에게 당하고 만다

석보창을 사수하라!

이순신의 지엄한 영

누 백 년 세월을 넘어 

득량만 바다에 울려 퍼지니

조선 수군 눈동자 

매 눈처럼 빛난다.




*석보창 : 조선 시대에 식량과 무기를 보급하던 보급창고. 전남 보성에 있는 석보창은 백제 때 쌓았다는 석창석성이 있는 필봉 아래 회천면 객산리 청포마을에서 서쪽 해변으로 1.62km 지점이다. 정확한 위치는 북위 34°4131.69동경 127°925.14E 지점. 배를 짓던 선소 마을과는 뱃길로 3.5km쯤 떨어져 있다.

*깟바우(갓바위) : 청포마을에서 초가집 모양의 깟바우까지는 1.26km이며 260m를 더 가면 석보창 표지판이 있다.

*갓바위 초소 : 1970년대 전투경찰이 해안을 지키던 초소로 갓바위 근처 석보창 표지판이 있는 곳. 당시 해안 곳곳에 초소가 있었다.

*구시뱅이 : 보성 회천 서당리에 있는 해변으로 구유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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