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염정에서 애광 김현호
인걸은 세월 따라 가고 없는데
정자에 올라 시시때때로 시문 즐기던
삿갓 시인만 석상으로 서 있네
방랑시인 발길 붙잡아
열두 해 하고도
일 년을 머물게 한 적벽 산수
물염정 휘돌아 창랑천 흐르고
명지바람 한 올
배롱나무 울퉁불퉁한 기둥에 걸려
하늘거리네
시인의 눈길 사로잡은
적벽의 춘하추동
얼마나 아름다울꼬?
연둣빛 새순 싱그러운 봄날 위하여
우듬지까지 부지런히 수분을 빨아올리는
목마른 수목들
앙증맞은 개불알꽃
실바람에 살랑살랑
봄 마중하네.
2017. 2. 25.
*물염정(勿染亭) 전남 화순군 이서면 창랑리 373 에 있는 정자.
물염 송정순이 조선 중기 능주에서 스승인 조광조의 죽음을 보고 유랑하던 길에 화순 적벽을 보고 물염정을 짓고 유유자적했던 곳이다.
*전남 8대 정자는 1.물염정, 2.식영정, 3.완도 세연정, 4.광주 호가정, 5.곡성 함허정, 6.나주 영모정, 7.영암 회사장, 8.장흥 부춘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