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포솔밭해수욕장 지금의 해수풀장자리에 무지개다리가 있었다
그래요
(정재학의 늘 그래요 -패러디)
애광 김현호
시를 찍고 사진을 써요 늘 그래요 TV는 계속 떠들어요 수많은 채널 잘도 놀아요
가끔은 요긴한 프로를 보여주기도 해요
곱슬머리 화가 밥 로스가 진행하던 그림을 그립시다를 즐겨 봤어요
어느 땐 보지 않아도 TV를 켜놔요 적막이 싫거든요 사월이 오면 두근거려요
처음으로 숨쉬기 시작했거든요 연둣빛 신록 싱그러운 봄은 늘 그래요 엘리엇이 그랬어요
사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내겐 기쁘지만 슬픈 달이여요 43 419 416 가슴이 먹먹해져요
내일은 활성산에 갈까 해요 바쁠 때면 산엘 못 가요 오래 앉아만 있으면 다리가 약해져요
시간 없다고 핑계 대요 늘 그래요 계단 오를 때면 다리가 팍팍해요 오래 써먹으려면 운동해야겠어요
오랜만에 그림을 그렸어요 무지개다리라고 지금은 사람들 기억 속에만 있어요
키 큰 해송 사이로 섬이 보이는 곳 우리 집 바로 앞에 있던 다리여요
그 다리가 해변으로 가는 지름길이었어요
그곳에 가면 짭조름한 파도와 끼룩거리는 갈매기를 만날 수 있어요
아이들이 동심을 줍던 모래 언덕엔 메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었어요
무지갯빛 추억을 짜내어 무지개다리를 그렸어요
몇 가지 물감은 다 써버린 치약처럼 힘껏 짜 보아도 잘 나오질 않네요
없는 색은 만들어 써야 해요 늘 그래요 왜 사람들은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걸까요
불룩한 탐욕의 튜브에서 똥색 물감을 짜내야 해요 욕심이 잉태하여 죄를 낳는다 했어요
늘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