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꽃 진달래 꽃/애광 김현호 한 송이 가식도 없이 봄 동산에 꽃이 피네 참꽃이 피네 속된 것 죄다 사라지고 참꽃 같은 진실이 피네 산마다 꽃이 피어 물결 이루는 봄이 오면 새봄이 오면 내 마음에 참사랑 빛 연분홍 꽃물이 드네. *참꽃 : 진달래의 다른 이름. 두견화라 불리기도 한다. 일반시 2015.03.29
회천 쪽파 회천 쪽파/애광 김현호 새파랗게 어린 시절 파잎 뜯어 물고 음~ 파 불암 선생 웃음소리 파~ 파란 하늘 아래 사래 긴 밭 가득 짭조름한 해풍에 흔들리며 자란 쪽파 김장이란 영화에 조연이 되기도 하지 그렇다고 조연만 하진 않아 파김치 파절임 파무침 파숙지 파전에선 주연이지 봄 파의 .. 일반시 2015.03.28
선건진 벚나무 선건진 벚나무/애광 김현호 벚나무들 아직 꽃망울인채로 꽃샘추위에 주눅 들어 움츠리고 있을 때 용감하게 꽃을 피우는 부지런한 벚나무가 있습니다 벗들의 전령사로 앞서 꽃피우며 봄을 알리는 선건진 벚나무가 있습니다 나를 따르라 봄이 온다 쫄지 마라 외치며 벗들을 일깨우는 선구.. 일반시 2015.03.27
덤벙이를 만나다 덤벙이를 만나다 /애광 김현호 너희는 흙이니 흙이 되리라 태초의 토기장이 말씀하셨지. 그 흙으로 도공은 선 고운 그릇을 만들어 우윳빛 백톳물에 덤벙 담갔다가 가마 속에 넣는다 천도 넘는 불길이 만들어 낼 사발의 모양과 빛깔을 그리며 열여섯 시간을 꼬박 장작불을 지피는 도공의 .. 일반시 2015.02.23
소등섬 소등(小燈)섬/ 애광 김현호 초롱한 별들은 밤새도록 소곤대다 잠이 들고 먼동은 새벽 날개를 치며 날아와 소등에 등불을 밝힌다 시나브로 어둠은 사라지고 부신 빛은 포구에 가득하다 썰물이 질 때마다 하루 두 번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고 만조가 되면 섬이 되는 곳 앙증맞은 무인도 호야.. 일반시 2015.02.14
난향 천 리 난향 천 리/애광 김현호 격자무늬 창으로 볕이 드는 방에 앉아 고운 임 더불어 찻잔에 입 맞추고 싶은 것은 난향이 나의 코끝을 애무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찻잔 속에 난향이 빠져 헤살거린다 향기를 마신 우리는 손에 손잡고 봄길을 걷는다 난향이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일반시 2015.02.12
제암산의 춘몽 제암산의 춘몽 /애광 김현호 입춘이 지났건만 동장군은 아직 퇴각하지 않았다 세찬 바람이 산을 넘으려다 숲에 가로막히자 바람은 나무의 멱살을 거머쥐고 윙윙 소리를 내며 울부짖었다 바람은 결국 산등성이를 넘지 못했다 아지랑이 피어나고 나무마다 물오르는 포근한 봄이 오면 동장.. 일반시 2015.02.09
봄이 오는 것은 봄이 오는 것은/애광 김현호 삼월에 내린 눈 맥 못 추고 녹아내리는 것은 매화가 피기 때문이다 꽃샘바람 불어와 시샘을 해도 이내 봄이 오는 것은 매화가 피기 때문이다 봄이 오니 매화가 핀 것이 아니라 매화가 피니 봄이 오는 것이다 섬진강 줄기 따라 한없이 흐르는 그리움 다압에 하.. 일반시 2015.02.05